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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언론보도][방문진료][왕진] 집으로...집으로... |
작성자 | 집으로의원 |
작성일 | 2023-06-12 16:04:56 |
글내용 |
“어르신, 오늘은 좀 어떠세요?” 최근 들어 기력이 현저히 떨어져 주치의인 나를 긴장시키던 84세 환자분을 회진하던 중이었다. 한 번의 깊은숨을 몰아쉰 어르신은 간신히 “집으로…, 집으로…” 라는 한 단어를 불어 내시더니 더 이상 말씀이 없으시다. 담당 간호사의 말이 요즘 들어 부쩍 집으로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자주 하신다고 한다. 비단 이 어르신뿐이랴. 코로나의 파도가 한창 전 세계를 덮치고 있을 때, 가족을 그리워하는 어르신들에게 가장 많이 듣던 이야기는 “집으로 가고 싶어.”였다. 여러 이유와 사정으로 요양병원에 오셨으나 남은 시간을 평생 지내던 집으로 돌아가고 싶으신 어르신, 임종을 집에서 하고 싶어 하는 가족, 면회가 금지되어 사랑하는 남편과 부모님을 못 찾아뵙게 된다면 차라리 집으로 모시고 가는 게 맞는 게 아니냐며 울먹이던 누군가의 아내이자 자식들. 그들의 공통된 고민이며 문제는 만약 의학적인 처치가 필요한 경우에 집에서 가족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없지 않으냐는 것이다. 이런 고민에 부딪히다 보면 거의 모든 가족은 그냥 요양병원에 계시는 것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의학적인 도움을 받을 수만 있다면 가족에게 환자 관리에 대한 교육 후 집으로 모시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는 환자가 적지 않았다. 나 또한 노부모를 모시는 심정이 어떤지 잘 알던 터라 가족의 고민과 어르신들의 소원이 남의 일 같지 않았다. 이렇게 방문 진료, 재택의료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비단 의료기관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환자군이 와상 환자나 고령의 환자뿐만 아니라 중증장애인도 많이 있다는 사실이 눈에 들어왔다. 많은 고민을 했다. 고민하면 할수록 이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는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차올랐다. 그렇게 어르신들의 뜻이 담긴 「집으로의원」은 2023년 1월 모진 추위를 뚫고 시작되었다. 이런저런 의원개설에 필요한 서류를 작성하고 몇 번인지도 모를 공공기관을 방문한 후에야 도무지 병원으로 보이지 않는 의원이 2023년 2월 13일 성남시 분당구 한켠에 자리 잡게 되었다. 방문 진료가 특화된 병원이니 병원 설비가 있을 리 없고 대기실, 진료실도 없는 누가 봐도 사무실 같은 의원이 컴퓨터 3대만 설치된 채 진료를 시작하게 된 것이다. 개설 전 이미 방문 진료와 장애인건강주치의 시범사업 등을 뚝심 있게 운영하는 여러 의원에 견학을 다녀왔고 오랜 기간 노인 의료에 몸담은 터이지만, 방문 진료에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면서 병원을 떠나 진료를 한다는 것에 대한 어색함과 한정된 자원으로 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 진료환경이 점차 걱정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준비과정을 지나던 중 한 중년 부인이 의원 문을 열고 들어왔다. 아버지가 얼마 전 요양병원에서 퇴원하셨는데 몹시 아프신 것 같은데 거동할 수 없어 병원에 오실 수가 없다며 방문 진료가 가능한지 문의하셨다. 근처에 사시는 분인데 오다가다 새로 생긴 카페인 줄 알았는데 병원이었다며, 신기해서 병원 간판 사진을 찍어 두었다고 한다. 아버지를 병원으로 모시고 갈 방법을 모색하던 중, 우리병원 생각이 떠올랐다며, 아버지에 대한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준비된 왕진 가방을 들고 환자 주소를 받아 든 채 첫 환자의 집으로 향하였다. 의사 1명이 한 달간 방문진료 가능한 환자는 최대 60명 어르신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하였다. 흡입성 폐렴. 요양병원에서 일주일 전에 퇴원하신 환자의 부인은 간병 교육도 받지 못한 채 어르신을 돌보고 있었고, 환자보다 1살이 더 많은 77세 요양보호사가 하루 4시간의 방문 돌봄을 제공하고 있었지만, 중환자는 처음 보시는지라 많이 긴장하고 계셨다. 조금이라도 더 드시게 해 기력을 빨리 되찾았으면 하는 부인은 환자에게 식사를 무리하게 떠먹여 드렸고, 의식이 또렷하지 않은 어르신에게 흡인성 폐렴이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하셨을 리 만무하다. 하지만 어르신을 대학병원 응급실에 절대 모시고 가고 싶지 않다는 가족들의 강력한 바람으로 집에서 치료가 시작되었다. 시진, 문진, 청진, 가족들과의 면담, 혈액검사, 수액, 항생제 등을 처치하고, 흡입 방법, 환자의 상태가 악화되는 경우가 어떤 것인지 교육하였고 욕창 방지, 소변량 파악에 대한 교육까지 끝내고 나니, 2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훌쩍 지나가 있었다. 첫 사례여서 운영의 서투름에서 오는 시간 소요겠거니 했지만, 방문 진료가 거듭될수록 우리가 볼 수 있는 환자는 하루 최대 8~10명에 수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초창기 막 시작한 의원이다 보니 하루에 문의 건수는 2~3명에 불과했다. 이런 방문 진료 전담 의원을 어렵게 하는 것 중의 하나가 일차 의료 방문 진료수가 시범사업의 의사 1인당 환자 수를 월 60명으로 제한한 부분이다. 방문 진료는 외래와 함께 운영하기에는 운영시스템과 효율성 측면에서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기에 방문 진료만으로 병원이 운영되고 일정 수입이 생겨야지만 많은 의사가 참여하게 될 것이며, 이에 따라 방문 진료의 확대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60명의 캡을 씌워둔 나름의 이유가 있겠으나 방문 진료를 확대하고자 하는 보건정책의 우선순위와 미리 걱정하는 정책의 부작용보다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합리적 선택을 고려한다면 60명 캡은 서둘러 없어져야 할 것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인터넷이나 매체를 활용한 홍보를 통해 우리의 서비스를 알려볼까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왕진’은 홍보문구로 사용할 수 없다 우리가 우스갯소리로 ‘왕진’이라는 단어를 알면 “조금은 연령대가 있는 분이네요”라고 말하곤 했는데, 국민에게 가장 각인이 되어 있는 의사가 집으로 찾아가서 진료한다는 개념을 명쾌히 설명하는 단어는 ‘왕진’이 아닐까 싶다. 대한의사협회 의료광고 심의를 통해 ‘왕진’이라는 단어로 신청하였으나 심의통과가 되지 않았다. 이유는 ‘시범사업에 관한 내용은 광고문구로 사용할 수 없다’라는 답변이었다. 첫 번째 사용 불가 통보 이후 왕진을 대체할 만한 축약적인 단어를 찾아보려 중학교 때 이후 거의 펴보지 않았던 국어사전까지 뒤져가며 적당한 단어를 찾아보았지만 ‘왕진’을 대체할 만한 단어는 딱히 찾을 수 없었다. 간혹 인터넷을 통해서 우리병원을 검색했다는 분들에게 검색어를 어떤 것으로 사용하였는지 여쭈어보면 대부분 ‘왕진’을 넣었다고 한다. 하지만 검색 결과로 나오는 병원이 없어서 연관 검색어를 찾고 찾아서 우리병원을 겨우 찾을 수 있었다고 한다. 왜 ‘왕진’은 홍보문구로 사용할 수 없는 걸까? 그 이유를 나는 아직 알지 못한다. 이런 와중, 장애인건강주치의 시범사업에 선정이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장애인도 처음 들어봤다는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 모든 유형의 중증장애인들이 신청할 수 있는 장애인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은 주치의가 장애인의 집으로 직접 찾아가서 진료를 할 수도 있고, 장애인이 병원으로 찾아와서 진료받을 수도 있는,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장애인을 위한 건강관리 제도로 2018년 처음 시행되어 6년이나 진행되어 온 제도이다. 의사와 간호사가 환자 댁으로 일 년에 18차례 방문하여 그야말로 주치의가 되는 제도인데, 첫 방문에 많은 내용을 점검해야 한다. 그중 건강검진이나 예방접종 여부 등을 확인하는 항목이 있는데, 장애인 대다수가 정기 건강검진이나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고 대답해주었다. 병원에 가기가 여의찮기 때문이라고 했다. 각종 진단 기계가 있어야 진행할 수 있는 건강검진은 우리가 방문해서 할 수 없다고 할지라도, 예방접종은 충분히 도와 줄 수 있는 필수 부분이라고 판단했다. 관할 보건소에 문의하니 질병관리청에 방문 진료로 예방접종이 가능한지 확인하라는 당부와 함께 친절히 예방접종 가능 의료기관이 되는 절차를 알려 주었다. 전화로 질병관리청에 질의한 결과는 일단 ‘안 된다’라는 것이었다. 예방접종후 일정 시간 모니터링을 할 수 있어야 하는데, 환자의 집에서는 어렵지 않겠냐며, 필요한 서비스인 것 같긴 하니 재택 예방접종은 한번 검토해보겠노라고 하였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다소 겸연쩍은 안내와 함께 말이다. 거동이 힘든 환자들은 대부분 중증질환자이다. 누구보다 예방접종이 필요한 분들이다. 보완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보완하면 된다. 정책의 우선순위 결정이 환자의 필요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되기를 바란다. 경기 남부 지역장애인 보건의료센터의 의뢰를 받아 대상 장애인을 관리하기도 하였지만, 의뢰 건수가 초창기에는 매우 부진하였다. 이렇게 신청하는 장애인이 거의 없다시피 하자 우리병원 간호부장은 이런 좋은 사업을 장애인들이 모를 리 없다며 머리를 갸우뚱하고는 직접 홍보자료를 들고 각 행정복지센터를 돌아다녔다. 각 행정복지센터의 장애인 담당자들은 대부분 처음 들어보는 사업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때로는 일개 병원의 홍보 아니냐는 반응이 있어 복지부의 공식 홍보자료를 받아 보려 했지만, 자료가 모두 소진되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사업 자체가 너무 홍보가 안 되어 있었고 사업을 시행하는 병원도 거의 없다 보니 당연히 지역사회에 알려지기는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여기저기 장애인건강주치의 시범사업 관련 기관에 전화해서 100장 정도의 홍보자료를 얻을 수 있었지만, 자료를 받은 후에는 사업 자체에 대한 홍보를 어떻게 해야 할지 하는 근본적 고민에 빠지게 되었다. 이 시점에 주문 부서인 복지부 장애인 건강과에 우리의 고민을 털어놓으며 민원 아닌 민원인이 되었고 우리의 고민을 공감한 복지부 사무관 덕에 우리는 경기 남부지역 장애인 센터의 도움을 받아 장애인 주치의 시범사업 홍보자료를 추가 인쇄하여 받을 수 있었다. 이런 노력으로 장애인 주치의 등록 건수는 조금씩 늘어 갔다. 칼 같던 겨울바람이 어느 정도 무뎌지던 즈음이었다. 장애인 한 분의 연락을 받고 찾아갔다. 50세라는 장애인은 평생 집 밖에 나와 본 적이 없다고 하였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 2층에서 90에 가까운 노부모가 집 밖으로 데리고 나오기에는 불가능해 보였다. 경사면에 위치한 빌라촌은 주차할 공간도 없을뿐더러, 있다고 해도 늘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병원 방문 진료 차량은 언제나 주차 자리를 찾아 헤맸는데, 이는 곧 우리의 만성적인 고민거리로 자리 잡았다. 무거운 왕진 가방을 들고 환자의 집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가노라면, 나도 모르게 가쁜 숨이 몰아졌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방문진료 중요 방문 진료 자체뿐 아니라, 공적 기관에서 방문 진료를 하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표식이 방문 진료 차량에 부착될 수 있는 제도도 있다면 매우 행복하겠다는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차 있던 즈음, 우리를 골목 어귀까지 나와서 마중해주시는 장애인의 아버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는 방문 진료 차량에 붙어 있는 우리병원 이름을 보고 금세 알아볼 수 있었다며, 연신 오시느라 고생하셨다고 말씀하시면서 주차장소에서 집까지 길라잡이가 되어 주셨다. 소박하지만 말끔하게 정리된 집에 들어가자 어머님에게 아들이 50세가 될 동안 이제껏 한 번도 병원에서 제대로 된 진료를 받아 본 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많은 생각이 갑자기 몰아치며 가슴으로 밀려 내려오는 느낌이 들면서 잠깐 멍해졌다. 2살 경 받은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지만 심한 신체장애가 동반되어 있기에 신체장애 등급을 받으면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터라 지역장애인 보건의료센터와 합심하여 신체장애 등급을 받기 위해 병원으로 진료받으러 갈 수 있도록 방법을 마련하기로 했다 (신체장애 등급을 받으려면 재활의학과 전문의만이 가능하다). 관할 복지관에 사정을 설명하니 의뢰서를 주면서 내용을 적어달라고 하였다. 역시 서류 작업은 만만치 않았다. 발로 뛰는 처지니 서류를 작성하려면 사무실에 들어와서 따로 긴 시간을 내야 했다. 장애인의 사정을 자세히 기술하고 기다렸다. 그날은 매우 바빠서 사무실에 올 틈이 없었는데, 행정실장님이 전해준 소식은 복지관에서는 병원 동행 서비스는 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경기 남부 지역장애인 보건의료센터에서 공을 넘겨받아 관계기관의 협조를 얻어 무사히 외래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는 2차 방문을 진행하였다. 병원에서 신체장애 등급을 추가로 받으면 장애인 활동 지원사의 지원도 받을 수 있어 조금 더 편해질 수 있으니 좋으시지 않으냐고 물음에 어머니는 손사래를 치시며 “움직이지도 못하고 몸무게도 꽤 나가는 아들을 돌보는 게 신체적으로 얼마나 힘든데 그 힘든 일을 엄마니까 감당하지, 미안하게 어떻게 남에게 시키냐?”는 대답이 돌아온다. 왠지 모를 죄송함과 함께 ‘어떻게 하면 각각 분절되어있는 서비스를 통합 관리 할 수 있을까’라는 큰 질문을 되뇌며 집을 나오게 되었다. 구슬이 서 말이면 꿰어야 하고, 훌륭한 사업일수록 통합 관리되어야 한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분들을 진료하면 할수록 느끼는 고민은 나 혼자 할 수 있는 일의 한계이다. 의학적 처치만으로는 환자의 지속적 건강권 보장은 이루어질 수 없다. 나는 최근까지 우리나라 노인 의료체계의 발전을 위해 2가지 핵심 사항을 주장해 왔다. 하나는 아급성기 병원의 필요성이며, 또 한 가지는 지역사회 통합돌봄에서 방문 진료의 중요성이다. 지역사회 통합돌봄은 새로운 분야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만들어진 분야를 통합하고 연계하고 조율하는 것이다. 현재 방문 진료 분야만 하더라도 시범사업만 5~6가지가 된다. 각각 따로따로 조회하고 기록하고 청구하여야 한다. 또한 방문 진료에 적합한 전자 차트나 관리 프로그램도 없다. IT 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얼마나 뒤처진 시스템이 아닌가 되물을 수밖에 없다. 방문 진료를 하면서 환자를 위해 고민하고 애쓰는 많은 분을 만날 수 있다. 문제는 이분들이 다른 분야의 도움을 얻고자 할 때 어디에 연락하여야 할지 모른다는 것이다. 나 역시 환자의 주거개선, 요양보호사 문제, 병원 연계, 복지 연계, 행정적 절차 등에 대해 알아보려 하면 전화를 여러 번 돌려야 겨우 찾아낼 수 있다. 전화를 계속하다 보면 중간에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한두 번 드는 게 아니다. 내가 이런데 환자나 보호자는 얼마나 힘들까. 이런 고민은 만나는 각 분야의 분들이 모두 가지고 있다. 의료와 복지, 이 두 부분은 한 쌍의 날개이다. 함께 날갯짓해야 한다. 이 두 부분을 조율하기 위해서는 의학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이 마땅하다. 방문 진료를 하는 의사가 지역사회 의료와 복지를 통합 관리함으로써 체계적이고 안정적인 지역 통합 돌봄 시스템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나 혼자는 추진해갈 수 없을 터 같이 사업에 대해 공감하고, 고민하면서 지역사회에 이바지할 직원 충원이 절실해졌다. 피해 갈 수 없는 인력난 우리 병원이 진료를 시작한 지 3개월이 지나면서 점점 체계화되었지만, 인력확충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고 이는 현재 업무를 함께 하는 구성원의 의견과도 일치하였다. 사실 인력확충에 대한 계획은 진료 개시 전부터 염두에 두고 있던 부분이고 그 시기를 언제로 할지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 해왔던 터라 관련 단체 구인란에 인력모집 공고도 내고, 구성원과 함께 지인들에게 부탁하여 몇 명의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을 면접하였다. 결론적으로 이들은 병원에 합류하지 않았는데, 일의 생소함과 로딩을 가늠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아무래도 ‘병원 밖에서 독립적으로 일해야 할 경우도 있다’라는 업무 내용에 대한 설명은 나로서는 상냥한 사전 설명이었지만 지원자들에게는 생소함을 부각하는 부작용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다. 간호사의 인력난이 심각한 요즘, 의사와 함께 방문진료를 나가는 인원에 한정하여 간호조무사나 응급구조사의 인력 기준 확대를 제안한다. 의사의 감독이 가능하고 방문 진료에서는 제한적 보조적 역할에 국한되어 있는 상황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루라도 빨리 인력이 충원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점점 더 절실해져 가는 와중, 너무나 간곡한 방문 진료 요청이 들어 왔다. 고민이 많아질수록 보람도 많아지는 방문 진료 이틀 뒤 병원에 입원하기로 예약이 되어 있는데 그동안 통증이 너무 심하니 진료가 가능하냐는 효심이 지극한 아드님의 간청이었다. 거리가 통상 방문 거리인 30분을 넘었지만, 너무 절박한 심정으로 다른 도움을 전혀 받을 수 없다는 마지막 말에 마음이 움직여 방문하기로 하고 예약 시간을 잡고 출발하려던 순간, 다시 아드님의 전화가 걸려 왔다. “그런데 우리 어머니가 코로나 양성이세요….” ‘아! 이 일을 어쩐다.’ 잠깐의 망설임이 있었지만, 우리가 가면 환자의 집이 병원이 된다고 전제한다면, 병원의 코로나 환자 진료 지침에 준하여 진료하기로 하고 방역물품을 챙겨 환자의 집으로 향하였다. 환자는 며칠 전 교통사고를 크게 당해 양쪽 늑골이 여러 군데 골절되었고 골반 골절이 동반되어 거실 바닥에 누워계시면서 드시지도 못하며 꼼짝도 못 하고 계셨다. 아드님도 같이 격리되어 어르신을 돌보고 있었는데, 극심한 고통 속에 그냥 누워계신 어르신과 함께 어찌할 바를 모르고 어머니를 바라보고만 있던 아드님을 보자 찰나의 망설임을 가졌던 내가 너무 죄송스러울 따름이었다. 통증 조절과 욕창 발생에 대한 위험성 및 예방법 교육, 수액 등을 처치하고 병원에 입원하시기 전까지 매일 방문하여 진료를 진행하였다. 며칠 뒤 환자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아드님께 문자를 보냈다. 병원에 잘 입원하셨고 잘 치료받고 계신다는 아드님의 답장이 바로 도착했다. ‘큰 은혜를 입은 것 같습니다. 어머님께서 코로나 격리기간 중이라며 여러 병원에서 모두 입원을 거절하여 막막했던 상황에서 두 분의 진료에 큰 감동을 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큰 은혜라니 몸 둘 바를 모르겠지만, 환자나 보호자가 가장 필요한 순간에 가장 필요한 부분을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문 진료라니, 해볼 만하다. 환자의 질문이 3분 이상을 넘어가게 되면 진료 시간 지연을 피하려고 서둘러 환자와 보호자를 내보내야 했던 대학병원 진료 시절과 비교하면 환자의 주 무대인 환자의 집에서 낙상 예방을 위한 가구 배치며 활동 보조기구 필요성 여부 등을 파악하며 환자와 보호자와 보내는 1시간이 이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하루 최대 8명의 환자를 진료한다 해도 지속 가능한 방문진료 모델을 개발해 많은 동료 의사가 지역 통합 돌봄 시스템에 유입될 때까지 아마도 나의 고민은 끊임없을 것이며 무모한 시도는 계속될 것이다. ▣ [창간68주년 특집] 고령화시대 재택의료 활성화 방안 ③:후생신보 (whosaeng.com) |